‘稳(안정)’, ‘难(어려움)’ : 중국 2019년 ‘올해의 한자(年度汉字)’

 자료: 바이두 이미지.
매년 말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의 한자 문화권 국가와 지역에서는 ‘올해의 한자’를 통해 한해를 되돌아본다. 이것은 1995년 일본 한자능력검증협회에서 ‘올해의 한자’를 발표하기 시작한 것이 최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의 한자는 각 국가와 지역에서 발생한 국내외의 주요 이슈들을 반영하고 심사하여 결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의 한자는 개괄적이지만 축약적이고 또 일반적이기는 하지만 대표성을 가진다.

중국은 2006년부터 中国国家语言资源监测与研究中心(중국 국가언어자원검측 연구센터)의 인터넷 매체 언어 센터와 商务印书馆,新浪网에서 주관하여 중국 네티즌들이 선정하는 汉语盘点을 활용하여 ‘올해의 한자’를 발표해왔다. 중국의 ‘올해의 한자’는 중국 국내정사를 나타내는 국내한자와 국제정사를 반영하는 국제한자로 분리하여 선정되며 1년 동안 중국 국내 및 국외 상황에 영향을 미친 사건을 대표하는 한자와 한 해 동안의 핵심이슈를 포함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해당 년도의 정치, 경제, 사회 등 이슈와 사건을 회고하고, 국제사회에 대한 평가 및 이후 발전방향을 예측하는 자료로 활용되기도 한다.

2019년 12월 20일 발표된 중국의 ‘올해의 한자’는 국내한자: ‘稳(안정)’, 국내단어: ‘我和我的祖国(나와 나의 조국)’, 국제한자: ‘难(어려움), 국제단어: ‘贸易摩擦(무역마찰)’ 로 선정되었다. 각각의 한자마다 2019년 한 해 동안 중국 사회의 여러 이슈와 사건들을 대표하고 있다.
먼저 홍콩에서 일어난 홍콩시위는 중국의 통일기조인 ‘하나의 중국’ 과 ‘일국양제’체제에 정면으로 대치되는 사건이었다.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진압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중국 정부의 예상과는 달리 홍콩 정부의 강력한 시위와 독립 주장은 아직도 진행 중에 있다. 또한 대만의 차이잉원 총통의 재집권이 확실시되어 가는 과정에서 대만의 분리와 독립 주장 역시도 중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어,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마주하고 있는 어려움이라 하겠다.
다음으로 경제적 측면에서도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마찰로 위기를 겪고 있다. 이미 중국은 연10%의 고성장 시기를 지나 성장률 5% 유지라는 저성장 시기에 도래하였으며, 내수활성화를 위한 여러 정책들을 시행하면서 경기가 급속히 둔화되고 실업률이 높아졌다. 뿐만 아니라 국내의 인건비, 물가 상승, 불안정한 부동산 가격이 중국 전체 경제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미중무역마찰과 홍콩의 독립시위 등의 사태로 <나와 나의 조국(我和我的祖国)>라는 영화는 애국심을 고취하는 주선율영화로 극장가를 휩쓸었으며, 이것은 중국 중심의 국내 상황을 반영하는 2019 올해의 국내 단어가 되었다.
한편 중국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국외의 상황을 반영한 국제한자는 ‘难(어려움)’으로 중국의 입장에서 국외사건인 미중무역마찰과 홍콩시위 사태를 설명하고 있다.
‘难(어려움)’은 해음현상으로 발음이 같은 ‘남쪽 남(南)’으로 바꿔 ‘워 타이 난러(我太南了)’로 사용하면서 젊은층에서 뽑은 2019년 10대 인터넷 유행어가 되었다. 중국에서 ‘남(南)’은 마작 패의 남쪽이라는 뜻으로 마작에서 남풍패를 몇 개씩 쌓아놓으면 몇 배씩 어려워진다는 ‘难(어려움)’을 의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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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2019년 올해의 국내한자는 각 방면에서 직면한 어려움을 안정적으로 이겨내자는 사전적 의미를 지닌 ‘稳(안정)’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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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年,面对各种挑战,中国从容应对,稳就业、稳金融、稳外贸、稳外资、稳投资、稳预期,任尔东西南北风,我岿然不动。处变不惊、稳中求进才能更好地应对挑战。”

“2019년 여러 어려움에 직면하여도 중국은 차분하게 대응하였다. 고용, 금융, 대외무역, 외자유치, 투자와 향후 경제 상황에 안정적 대응을 유지하였으며, 어떠한 고난이 닥쳐도 흔들리지 않았다. 앞으로도 무수한 변화와 역경이 닥칠 수 있지만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야만 미래의 도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을 둘러싸고 중국 웨이보 등의 소셜 미디어에서는 중국에서 경자년(庚子年)에 발생한 악재를 예로 들며 경자년의 위기설을 조심스럽게 발표하고 있다. 1900년 8국 연합군의 중국 침공, 1996년 대만해협 미사일 위기, 2008년 원촨(汶川)대지진에 이어 이번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까지 모두 ‘경자년(庚子年): 쥐의 해’ 에 발생한 사건들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2019년 국내한자와 국제한자로 선정된 ‘稳(안정)’과 ‘难(어려움)’은 현재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직면한 문제를 절묘하게 짚은 듯하다.
2019년 중국을 대표하는 이 두 한자는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어려움(难)’을 극복하여 다시 ‘안정(稳)’을 되찾을 수 있는 염원을 모두 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매번의 위기를 잘 극복해왔던 것처럼 이번 사태도 무사히 잘 지나가기를 바래본다.

부산외국어대 중국학부 오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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