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코로나 방역 상황과 한중방역협력 방향

2020년, 코로나19는 전세계 곳곳에 전례 없는 충격을 가하고 있다. 2020년 7월말 현재, 전 세계 확진자는 2천만 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도 50만 명을 훌쩍 넘겼다. 코로나19의 대유행은 기존의 상식과 신뢰를 허물고 새로운 불확실성을 확대시킨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코로나19는 지속 확산되는데 반해,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는 나름 선방했다고 평가되기도 한다. 하지만, 여러 학자들의 주장처럼, 이러한 평가는 오십보 백보에 가까울 지도 모른다. 즉각적이고도 누적적인 파급 효과는 제대로 가늠조차 하기 어렵고, 2파, 3파의 감염 확산이 일어날 우려는 상존한다. 더구나, 국가간 백신 개발경쟁과 공급독점 우려, 미중간 대립의 심화와 혐오·공포·불안의 확산은 곳곳에서 수많은 파열음을 내고 있다. 우리는 '낡은 정상'(old normal)의 민낯을 보면서 '잠시 멈춤'이 아니라, '새로운 정상'(new normal)을 어떻게 만들어 갈 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국제적인 경험 및 자원의 공유, 글로벌 방역 거버넌스의 재구축이 요구되는 가운데, 한국과 중국간 협력의 방향은 많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 그림 1. 우한시의 코로나19 방역일지
    출처: 《人民畫報 중국》(2020.6.5.)
한국과 중국은 코로나19 초기 피해가 가장 심각한 국가로 한동안 확진자, 사망자 숫자 1, 2위를 차지한 바 있지만, 비교적 빠른 통제로 다른 국가에 비해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한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7월 31일 현재, 중국은 총 확진자 84,337명, 그 중 사망자 4634명, 치유자 78,989명으로, 인구 대비 확진자 수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한국 또한 확진자 14,336명, 그 중 사망자 301명으로 초기 대유행의 우려를 상당히 불식시켜왔다.
하지만, 불확실성과 불투명성 중국 정부의 초기 대응 실패와 이후 벌어진 각종 논란은 중국인과 일부 집단에 대한 공포와 불안, 혐오 등을 심화시키기도 했다. 초기 대응과정에서 중국 정부가 수천억 들여 건립했던 경보체제는 불통이었고 기존 거버넌스 구조의 취약점은 여실히 '민낯'을 드러냈다.1) 중국 정부는 바이러스와의 '인민전쟁'(人民戰爭)을 선포하여 봉쇄, 격리, IT를 통한 감시·확인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파국을 막을 수는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 확산과 정부 대응 과정에서 사회적인 분노와 불만이 축적되었고 불투명성과 불확실성 사이에서 역병은 사회적이면서도 정치적인 것이 되어버렸다.2)
  • 그림 2. 코로나19 방역 기념 우표 (2020.5.11. 특별발행)
    출처: CICPHOTO/郝群英
  • 그림 3. 송별리원량
    출처: 작가미상(2020.2.7.)/ Wechat, twitter.
중국 코로나19 방역의 핵심 현장으로 우한시에 펼쳐졌던 전시를 방불케하는 상황과 복잡하게 얽힌 경험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중국 정부와 전체 인민이 의지와 힘을 모아 방역전쟁에 상대적인 성공을 거둔 것도 사실이지만, 리원량(李文亮) 추모 열기, 우한일기(武汉日记) 열풍 등은 그 '민낯'과 공백을 보여준다. 기존에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던 수많은 것들을 낯설게 보고, 코로나19의 경험을 어떻게 기록하고 이해할 것인지는 중국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에게도 주요한 과제로 남게 될 것이다.
중국 정부는 6월 7일 '『코로나19 대항 중국 행동』(抗击新冠肺炎疫情的中国行动)이란 3만 7천자에 달하는 백서를 발간했다.3) 쉬린(徐麟) 중앙선전부 부부장 겸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임은 “중국의 험난한 전염병 퇴치 과정을 기록하고 중국의 전염병 방역과 치료에 관한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백서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백서는 전염병 대응의 험난한 역정, 방역과 치료 두 전장의 협동작전, 방역에의 역량 집중, 인류 위생건강공동체 구축 등 네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중국 정부와 전체 인민의 합심 하에 전례없는 전염병에 대항한 각종 성과들이 부각되었고, 중국은 거대한 대가와 희생으로 방역국면을 역전시키고 대국의 책임감을 어깨에 지고 다른 국가와 어깨 나란히 싸우며 함께 어려운 고비를 극복했음을 강조했다. 한중 협력과 관련해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맨 마지막 부분이다. 우선, 중국 정부는 가장 힘들 때 국제사회가 보여준 지지와 도움에 커다란 감사를 표했다.4) 아울러, 중국 정부 또한 국제교류합작을 적극 전개해왔고 전세계가 단결·협력하여 코로나19의 위기를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5) 중국 정부는 미국을 중심으로 부각되어온 중국책임론을 넘어, 중국은 전염병의 피해국이자 전세계 방제 공헌국으로 공정한 대우를 받아야 함을 주장했다.
한중 양국 정부는 코로나19 초기부터 긴밀한 협조를 구해왔다. 코로나19 방역협력대화, 포괄적인 경제협력 대화체인 경제공동위원회 등을 통해 방역과 경제협력을 진행해왔고, 중국 정부와 관영언론은 여러 차례 한중간 협력을 집중 조명하면서 세계의 모범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6) 싱하이밍 대사는 2월 《인민일보》 기고7)를 통해, 한국 고위급 인사부터 기업, 민간의 우호와 지원에 대해 감사를 표시하며, 인접 국가로서의 정과 우의를 강조했다. 또한, 코로나19의 상대적인 통제가 빠르게 이뤄지면서, 교류와 협력의 회복은 가속화되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기업인 입국을 위한 신속통로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및 비대면산업 등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분야에서 협력할 필요성을 공감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8) 확실히, 사스 사태 이후 다소 애매해졌던 한중 관계가 회복될 조짐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인접한 국가로서 한국과 중국간 공조와 협력의 중요성은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양국은 수많은 자본과 자원, 인구의 이동이 시시각각 벌어지고,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많은 영향을 수시로 주고 받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 경향을 보이고 미중간 갈등이 본격화되는 등 커져가는 불확실성은 양국간 교류와 협력의 필요를 더욱 강화시키는 듯 하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경험 및 자원 공유, 백신 개발 협력, 경제 교류 및 협력을 위한 각종 논의가 이미 활발하다. 분명히, 새로운 한중간 우호와 협력의 길이 조금씩 닦여나가리라 예상된다.
다만 실용에 기반한 다양한 필요, 특히 경제적 필요를 통한 한중 관계의 회복, 생존을 위한 방역협력을 넘어서는 '새로운 정상'을 양국이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 또한 덧붙일 필요가 있다. 코로나19가 양산한 거대한 위험과 수많은 희생 앞에서, 감히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고 하지는 못하겠다. 다만, 한국 사회의 코로나19 경험을 통한 성찰에 기반하여, 위기가 더욱 거대한 위험으로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고, 익숙해진 세상을 새롭게 보는 계기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우리는 초기 대응의 난맥상, 공포와 불안 속에서 커져갔던 사회적 낙인과 배제의 문제를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국가 정책의 성공과 실패를 논하기에 앞서 민간 차원에서의 공감과 연대에 기반한 교류와 협력의 기록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한국과 중국 양국의 발전에 이바지해온 자본과 자원, 인구의 수많은 이동(mobilities)에 대한 성찰과 거버넌스 구축의 과제를 심화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국가간, 정부간 긴장과 갈등이 고조될 지라도 생존과 공존을 위한 방역과 협력을 놓치 않을 수 있는 관계의 탄탄한 확장이 필요하다. 실용과 실무에 기반한 국가간 (방역)협력이 한 편이라면, 상호간 심화된 이해와 민간의 교류·협력에 기반하여 경험과 자원의 공유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다른 한편일 것이다. 먼 훗날 2020년이 '코로나19'의 한 해가 아니라 한중간 '인접국'에서 '이웃'으로 거듭남이 시작된 한 해로서 기억될 수 있도록, 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 1) 조영남. "[차이나인사이트] 수천억원 투입 감염병 온라인 경보체제, 작동하지 않았다". 《중앙일보》 2020.7.22.
    https://news.joins.com/article/23830239
  • 2) 박우. "코로나19 4개월과 중국 사회: (불)투명성과 (불)확실성 사이에서 파동하는,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것으로서 역병".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다양성+Asia》 웹진 2020년 6월호.
    http://diverseasia.snu.ac.kr/?p=4162
  • 3) 中华人民共和国 国务院新闻办公室. 2020.6. 『抗击新冠肺炎疫情的中国行动』.
    http://www.gov.cn/zhengce/2020-06/07/content_5517737.htm
  • 4) 5월 31일까지, 전세계 170여 국가의 지도자, 50개의 국제/지역조직 책임자, 300여개 외국정당 및 정치조직의 위문과 지지, 77개 국가 및 12개 국제조직의 중국인민에 대한 의료물자 및 설비 지원, 84개국 지방정부, 기업, 민간기구, 인사들의 물자 지원 등이다.
  • 5) 중국 또한 27개국에 29개 의료전문가팀을 파견하고 150여개 국가, 지역 및 국제기구에 방역물자를 지원했으며, 지방정부, 기업, 민간기구, 개인 등이 150여 국가 및 지역/국제조직에 방역 물자를 기증했음을 밝히고 있다.
  • 6) 马菲. “中韩合作抗疫为全球树立了典范”. 《人民日报》 2020.5.15.
    http://paper.people.com.cn/rmrb/html/2020-05/15/nw.D110000renmrb_20200515_1-16.htm
    김진방. "인민일보, 한중 코로나19 방역 협력 집중 조명…"세계의 모범"". 《연합뉴스》 2020.5.15. https://www.yna.co.kr/view/AKR20200515050800083
  • 7) 邢海明. "邻里情 朋友义(大使随笔)". 《人民日报》 2020.2.17.
    http://paper.people.com.cn/rmrb/html/2020-02/17/nw.D110000renmrb_20200217_6-03.htm
  • 8) 김동현. "한중, 경제공동위 개최…코로나 이후 첫 대면회의". 《연합뉴스》 2020.8.2.
    https://www.yna.co.kr/view/AKR20200802009800504?input=1195m
참고문헌

김동현. "한중, 경제공동위 개최…코로나 이후 첫 대면회의". 《연합뉴스》 2020.8.2.
https://www.yna.co.kr/view/AKR20200802009800504?input=1195m

김재형. "글로벌 생명 헤게모니 경쟁과 대한민국: K-방역 모델이 놓친 문제들".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다양성+Asia》 웹진 2020년 6월호.
http://diverseasia.snu.ac.kr/?p=4245

김진방. "인민일보, 한중 코로나19 방역 협력 집중 조명…"세계의 모범"". 《연합뉴스》 2020.5.15.
https://www.yna.co.kr/view/AKR20200515050800083

박우. "코로나19 4개월과 중국 사회: (불)투명성과 (불)확실성 사이에서 파동하는,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것으로서 역병".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다양성+Asia》 웹진 2020년 6월호.
http://diverseasia.snu.ac.kr/?p=4162

장쉐(張雪). "중국, 코로나19 방역 위해 이렇게 했다". 《人民畫報 중국》 2020.6.5.
http://www.chinacorea.com/krtj/new_coronavirus/202006/t20200605_800208778.html

조영남. "[차이나인사이트] 수천억원 투입 감염병 온라인 경보체제, 작동하지 않았다". 《중앙일보》 2020.7.22.
https://news.joins.com/article/23830239

马菲. “中韩合作抗疫为全球树立了典范”. 《人民日报》 2020.5.15.
http://paper.people.com.cn/rmrb/html/2020-05/15/nw.D110000renmrb_20200515_1-16.htm

邢海明. "邻里情 朋友义(大使随笔)". 《人民日报》 2020.2.17.
http://paper.people.com.cn/rmrb/html/2020-02/17/nw.D110000renmrb_20200217_6-03.htm

张雪萌. "《众志成城 抗击疫情》邮票发行", 《新华社》 2020.5.11.
https://www.sohu.com/a/394377748_267106

中华人民共和国 国务院新闻办公室. 2020.6. 『抗击新冠肺炎疫情的中国行动』.
http://www.gov.cn/zhengce/2020-06/07/content_5517737.htm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윤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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