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중국의 새로운 성장 전략과 시사점

2021년 4월, 중국 국가통계국은 중국의 1분기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 동기 대비 18.3% 상승했다고 밝혔다. 물론 이는 지난해 1월 중국이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에 대한 기저효과라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0년 코로나 사태에도 전세계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는 점과 약 20%에 육박하는 달하는 수치는 중국이 그 어느 나라 보다도 빠르게 코로나의 충격을 딛고 경제 안정화 단계에 들어서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경기 회복의 청신호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열린 양회에서 중국 정부는 2021년 목표 경제성장률을 국내외 연구기관의 예상치보다 다소 낮은 ‘6% 이상’으로 제시하였다. 공격적인 경제성장률을 앞세우던 과거와 달리, 중국 정부가 이처럼 신중한 전망치를 제시한 배경에는 작년 제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 회의에서 발표한 제14차 5개년 경제 규획(이하 14.5규획)에서 언급한 “쌍순환(双循环) 전략”이 있다.1)
쌍순환 전략은 과거 대외 수출 및 투자 중심의 경제성장모델(외순환)에서 더 나아가 내수 중심의 성장 및 개방을 확대하여(내순환) 경제 성장을 달성한다는 전략이다.2) 즉, 과거 중국 경제가 값싼 노동력, 낮은 임대료 등을 기반으로 전 세계에서 중간재를 수입하여 조립/가공 후 최종소비재를 다시 수출하는 가공무역을 위주로 성장하였던 것과 달리, 이제는 기술혁신을 통하여 수입에 의존하는 핵심 부품들도 원자재부터 최종소비재까지 모든 생산공정이 중국 내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질적 성장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경제 구조의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하면서, 중국 당국은 무리한 목표보다는 안정적이고 실현가능한 수치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몇 해간 중국 경제 개혁의 한 주축이 되었던 ‘공급측 개혁’에 이어, 중국 정부가 ‘수요측 개혁’ 즉, ‘내수 활성화’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은 트럼프 정부 시절부터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미중 무역갈등, 코로나 사태, 세계경제 침체 등 여러 불안정한 대외 환경 속에서 이러한 불확실한 요인들의 영향력을 줄이고, 최대한 자국 내에서 생산과 소비가 모두 가능한 성숙한 시장으로 거듭나기 위한 발판을 쌓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개혁개방 이후 약 30년 만에 이뤄지는 경제 전략의 대전환에 중국학계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과 토론이 끊이지 않고있다. 지난 5월 29일 상해 재경대에서 열린 “중국국제경제와무역발전 학술대회(中国国际经济与贸易发展“学术研讨会)에서 북경대 국가발전연구소 당서기 위먀오지에(余淼杰)교수는 이러한 새로운 발전단계(新发展阶段)의 핵심적인 5가지 키워드로 혁신(创新), 녹색성장(绿色), 균형발전(协调), 공유(共享), 개방(开放)을 꼽았으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3)
새로운 발전단계(新发展阶段)의 핵심적인 5가지 키워드
주요 내용
혁신

◆ 기술진보와 과학기술 혁신

◆ R&D 연구개발 강도 3% 상승

◆ 기초연구 R&D 투자 비율 7% 이상

◆ 규제 혁신

녹색성장

◆ 2030년 – 탄소배출 정점, 2060년 – 탄소 중립(中和)계획

균형발전

◆ 도시와 농촌의 격차해소 및 균형 발전

공유

◆ 탈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한 일부 현 – 탈빈곤화 정책 지속

개방

◆ 대외무역의 질적 성장

◆ 지속적인 외자유치

◆ 일대일로 정책 기조 유지

◆ 지역 경제 일체화 추진

이 중에서 한국 경제와 가장 밀접한 관련을 갖는 ‘혁신’과 ‘개방’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혁신’은 쌍순환의 핵심내용과 연장선상에 있는 가장 중요한 문제로, 향후 중국이 미국과의 기술격차를 어떻게 줄여나갈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해 미국이 화웨이를 겨냥한 제재에 큰 위협을 느낀 이후 중국은 핵심 부품과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 및 육성하여 미국에 의한 대외 불확실성을 원천 차단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볼 때 중국 정부가 목표로 한 2035년까지 모든 기술격차를 따라잡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한국, 일본 등 인접국가들과 지역 경제 일체화를 통해 국가 간 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하여 소재/부품의 완전한 국산화는 아니더라도 미국의 제재에서 다소 자유로운 수준까지 끌어내고자 하는 것이 중국의 실질적인 목표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의 이러한 경제 전략의 전환이 한국 경제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첫째, 기계 부품, 반도체 메모리 등 중간재 수출이 대중 수출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쌍순환 전략은 우리 기업들의 실적에 적신호가 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과정이 단기간 안에 이루어지진 않겠지만, 이는 단순히 시간의 문제일 뿐 언젠가는 중국의 추격을 피할 수 없을 때가 올 것이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은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둘째, 쌍순환 전략이 중국의 내수 소비를 진작시키는 데에 그 궁극적인 목표가 있고, 그 원동력이젊은 지우링허우 세대에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소비 상승은 우리 기업들의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중국 소비자들의 특성을 꼼꼼하게 분석하고 그들의 니즈를 찾아내어 고급 소비재 등을 중점적으로 공략하는 전략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중국처럼 정치적 불안정성이 높고, 정부 정책의 영향이 극도로 높은 경우, 비즈니스 환경이 매우 불안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말을 조금만 바꿔서 생각해보면 정부 정책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전략을 강구한다면, 더 없는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하자.

상하이 복단대학교 경제학원 박사과정 재학 한은진

  • 1) 사진출처: KOTRA. (2020). 중국 ‘14차 5개년 규획’ 주요 내용과 시사점’. 8p
  • 2) KOTRA. (2020). 중국 ‘14차 5개년 규획’ 주요 내용과 시사점’. 4p
  • 3) “中国国际经济与贸易发展“学术研讨会에서 강연한 ppt 내용을 바탕으로 직접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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