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한반도통일을 생각하다

지난 해, 문재인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판문점에서의 만남은 전세계가 놀랄만한 큰 이슈였다. 생중계를 통해 전세계에 보도가 되면서 국제사회를 놀라게 했고 한반도 남북한이 새로운 시대를 시작하는 것 처럼 보였다.
시간을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북의 대표단을 초청했고 그것이 시작이었다. 한국의 평창은, 남과북이 대치되어 있는 전선에서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장소이다. 평창올림픽을 준비하는 중에도 북은 끊임없이 한국과 미국에 도발을 하였고, 이는 국제경기를 준비하는 한국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었다. 올림픽정신에 기반하여 북에 올림픽 참여를 독려하고, 이를 통해 남과북이 대화를 하게 되었다.
이 대화를 시작으로 고위급 회담이 열리게 되고, 마침내 정상회담까지 이끌어 내게 되었다. 이러한 평화모드는 국민들 뿐만 아니라 전세계 시선을 한반도로 가져왔다. 분단이후 70년 동안, 마주보고 있으면서도 서로 왕래하지 못했던 판문점에서 남북의 두 정상을 포함한 주요 지도층이 걸어서 왕래를 하고 북의 지도자가 판문점을 방문해 대한민국의 대통령과 함께 했다는 것은 우리 국민들과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순식간에 일사천리로 진행된 남북 정상의 만남의 자리는 많은 실향민들에게 통일의 꿈을 다시 꾸게 하였고, 개성공단에서 사업을 하던 분들에게 사업재개의 희망을 줄 수가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위원장의 판문점에서의 만남을 계기로 남과북이 급속도록 친밀한 관계로 전환이 되었다. 이를 계기로 북을 국제사회로 끌어 낼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
90년대 부터 지속되어 오던 핵개발 노력을 중단하고 관련시설을 폭파함으로 그들이 보여준 의지는 국제사회에서도 많은 이슈가 되었다. 지금도 많은 이슈를 가지고 있지만 우선적으로 그들이 보여준 행동은 이벤트라고 하더라도 의미가 있다고 보여진다. 이러한 북의 행동으로 인해 미국을 필두로한 세계시장에 자신들의 의지를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둘 수 있을 것같다.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전문가들이 국제관계의 틀 속에서 풀어내어야할지, 민족문제로 풀어내어야 할지를 두고 많은 논쟁을 벌이고 있다. 그들 누구도 틀렸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들이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가 가져오는 결과의 한 부분인것 같다. 한반도 문제라고 지칭되는 문제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북핵문제와 북인권문제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반도 문제라고 하면 북한 핵개발문제를 많이 거론한다. 그만큼 중요하고 당면한 문제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90년대부터 시작된 북의 핵개발은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들 스스로를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기도 했으며, 미국에게 으름장을 놓기도 하면서 전세계의 많은 나라들과 핵 개발 문제를 놓고 실갱이를 벌였다. 그들은 최근 스스로 핵보유국을 자처하면서 국제사회에 인정해 줄 것을 어필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그들의 핵 보유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만약 그들이 핵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전략화 전술화시켜 협상의 수단으로 이용할 것을 뻔히 알기에 미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이 북의 핵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에게 끊임없이 핵개발과 관련된 행동들을 중단하면 북에대한 모든 제재를 풀어줄 것을 검토하겠다고 하고 있다.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있었던 북미정상회담에 이어 최근 2차 북미회담을 곧 개최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2차 북미회담이 개최되면 북미간에 어떠한 협상과 협력을 하게 될지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올해 초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의 수도 북경에 방문하였다.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을 만나고, 북경의 경제 개발구도 시찰하고 북으로 돌아갔다.
이렇듯, 최근 동북아 정세를 살펴보면 정상들간의 많은 만남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남북정상회담, 북미회담과 북중정상회담을 통해 볼 수 있는 것은 이미 한반도 평화는 한반도 남북 둘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반도 주변국인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일본과 러시아까지도 영향력을 끼칠수 있는 것이다. 이미 예전에 한반도 평화를 논의하기위해 6자회담과 4자회담을 가졌던 적이 있다. 한반도가 평화 통일로 가기 위해서는 남과 북의 대화와 협력 뿐만아니라, 국제사회의 협력이 필요하다. 특히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주변국들의 협조도 필요하다. 필자는 중국에서 가끔 중국의 학자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반도 통일에 대해 의견의 물어보거나 중국의 역할론을 이야기 하는데,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관심이 없다. 학자들은 “중국은 한반도 남북이 자주적, 평화적으로 통일하기를 원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여기서 ‘자주’라는 말을 살펴보면 결국 한반도 남과 북이 스스로 해결하라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은 남과북이 스스로 평화통일을 만든다면 개입하지 않겠다는 말로 보여진다. 다르게 해석해 보면 남북통일을 하는데 있어서 외부의 개입이 있으면 자신들도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겠다는 말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학생들은 한반도 통일을 하는데 왜 자신들에게 물어보냐고 오히려 되묻곤 한다. 그들에게는 사실 한반도의 통일은 남의 일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중국은 당면한 여러가지 문제가 있는데 한반도 문제에 까지 신경을 쓸 겨를이 없기때문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현재상황만 유지된다면, 미국과의 완충역할을 해 주는 정도로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몇년전 한반도에 배치한 사드로 인한 한중간의 갈등이라든지, 서해에서 실시되는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중국의 반응을 보면 유독 민감한 것을 알수 있다. 그들로서는 미국이 매우 껄끄러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학자나 학생이나 기본적으로는 한반도 통일은 남과북의 문제이지 중국은 상관없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중에 몇몇 학자들은 한반도 문제는 남과북이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만 중국과 주변 강대국들이 반드시 협조를 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고 했다. 중국이 가지고 있는 당면 문제는 아니지만 한반도의 안보가 중국에게 미치는 영향은 분명히 있다는 이야기로 들렸었다. 과거 역사를 살펴보더라도 중국의 과거 왕조들이 무너지는데는 한반도가 관련된 적이 많았기 때문이 아닌가로 풀어볼 수 있을것 같다. 중국이 우려하는 것은 남북이 통일이 되면 남에 있던 주한미군이 중국과의 국경까지 올라와 결국 한반도와 중국의 국경에서 미국과 중국이 대치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에 대한 우려가 아닐까 생각된다.
최근의 화해 분위기로 인해 남북한 간의 왕래가 많아지고, 기존의 금강산관광, 개성관광등을 비롯해 백두산, 묘향산, 평양등지에서도 관광을 하고, 개성공단이 정상화되고, 이러한 산업단지가 더 조성되어 남과북이 좀 더 밀접하고 친밀한 관계를 지속해 나갔으면 한다. 우리에게 북한은 아직 멀고도 가까운곳이다. 옆에 있으면서 갈수 없는 곳. 눈앞에 보이지만 밟을 수 없는 땅. 어릴때부터 학교 교육을 통해서 남과 북은 하나이고, 통일은 꼭 이루어져야 할 우리의 숙명이라고 배워왔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의 힘으로는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것이 너무나 적다. 모두가 통일이 이루어지면 경제가 어떻다, 국토활용을 어떻게 해야한다 등의 이야기를 한다. 모두 맞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통일은 남측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다. 통일로 가기까지는 준비해야 할 것이 너무나 많이 있다. 비용 또한 천문학적으로 소비되어 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남북 통일은 언제 되는지 다들 왜 통일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는 우리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인것 같다. 그리고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남과 북의 모든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천천히 통일로 향한 발걸음을 디뎌야 하지 않을까 생각되어진다. 뿐만아니라 주변국과의 관계도 두루두루 잘 해서 한반도가 통일이 되는데, 마찰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강대국들은 항상 그들의 논리로 그들만의 이익을 위해 한반도를 이용해 왔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뿐만 아니라 지금은 남북관계가 좋고, 중국과 미국의 역할이 크지만, 일본과 러시아도 절대 무시하면 안 된다. 한반도 통일에 있어서는 그들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한국이 주변국들과 관계형성을 잘 함으로 인해 통일로 가는 길이 보다 쉽고 빨라 질 수 도 있을것이다.

중국사회과학원 박사과정 김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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