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가 폭증시킨
중국의 사적 트래픽(私域流量) 경제

코로나19 바이러스(COVID-19) 발생 이전과 확연하게 달라진 뉴노멀 시대가 2020년 도래했다. 2020년 8월 현재 전 세계 대부분 국가들은 최소한 부분적인 봉쇄에서부터 전면적인 봉쇄까지 국내외의 문을 걸어 잠그고 있으며 치료제와 백신 개발 시도는 무성하지만 아직도 전염병의 공포를 사라지게 할 만큼 진척을 이루고 있지 않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 세계적인 유행은 아이러니하게도 전 세계인 모두가 유래를 찾기 어려운 동일한 경제적 위기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 이 위기의 끝은 언제일지 알 수 없는 것은 물론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된다고 해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공식적인 종식을 선언하기까지는 또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 현재까지 아무도 모른다.
최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보고된 중국은 1선 도시인 우한을 봉쇄하는 초유의 방역정책을 펼쳤다. 당시 그 누구도 이러한 봉쇄가 76일 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지 못했다. 또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위기에 빠뜨릴 팬데믹(pandemic)이 될 것이라고도 예측하지 못했다. 2020년 1월 24일 우한 봉쇄령이 내려지자마자 다음날인 1월 25일부터 그동안 설 연휴를 앞두고 중국 전역에서 거리와 대형쇼핑몰을 채웠던 인파들이 갑자기 썰물처럼 모두 사라졌다. 2003년 중국을 휩쓸었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스(SARs)의 기억은 정부의 강제력이 동원되기 전 이미 대다수 중국인들 스스로 자가격리에 들어가게 했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한다면 중국은 통상 일주일 가량의 공식적인 춘절 연휴 기간을 위해 민간에서는 풍습상 대략 2주까지도 연휴기간을 준비하고 있었기에 정부의 행정기능과 공기업, 민간기업, 일반 자영업자까지도 단기간의 격리와 봉쇄는 대비할 수 있었다. 당시에는 2주에서 길어도 한 달이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위기가 끝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1) 그러나 예상외로 격리와 봉쇄 기간이 길어지자 중국경제가 마비되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 2020년 4월 17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2020년 1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 GDP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8% 감소한 20조 6천 504억 위안을 기록해 1992년 이후 분기별 경제성장률을 발표한 이후 가장 최소수준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중국의 국가통계국은 중국의 도시 실업률이 2월 6.2%, 3월 5.9%, 4월 6.0%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한국의 삼정KPMG가 2020년 7월 20일 발표한 '경제에 울리는 경고음, 부채리스크와 코로나쇼크' 보고서에 따르면 농민공과 자영업을 포함한 실제 중국의 4월 실업률을 26%로 추산하기도 했다. 통계로 보는 실업률 지표보다 중국 일반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이보다 더 심각했다. 리커창 국무원 총리의 입에서도 중국인 6억 명의 월 평균 수입이 1천 위안에 불과하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이에 지난 5월 28일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식 기자회견에서 리커창 국무원 총리는 그동안 금지되던 노점경제를 활성화시켜 민간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중국 전역에서 허가된 일정 구역에 개인 노점이 열리기 시작했고 중국 남부지방에 주로 개설되던 야시장 또한 각 지방정부가 적극적으로 대형쇼핑몰 주변을 중심으로 개설하도록 지도했다. 전국 도처에서 노점경제의 열풍이 불었고 민간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다수 중국인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전역을 휩쓸고 있던 지난 2월부터 개인적으로 이미 상업활동을 시작하고 있었다.
중국정부가 춘절 연휴 연장을 발표한 이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와 유배된 일상으로 넘치던 중국의 대표적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위쳇(Wechat) 단체채팅방이 갑자기 물건판매방과 중개방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지인들로 구성된 채팅방을 시작으로 자신이 원래 팔고 있던 물품부터 친척이나 지인이 팔고 있던 농산물을 중개하기 시작했다. 아파트 주민들이 모인 단체채팅방에서는 과일과 채소류, 고기류 등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시작은 식자재 등 생활필수품이었으나 금새 일반 물품까지 시장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일례로 문을 닫고 있던 영화관의 직원은 영화관에서 팔던 팝콘과 소시지류의 간식을 단체채팅방에 올렸고, 집에서 개인이 만든 케이크류 등도 단체채팅방에 올라왔다. 이처럼 사업자가 아닌 개인이 격리시기에 물품판매와 대행, 중개업에 뛰어드는 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메이투안(美团)으로 대표되는 배달플랫폼을 통한 개인배달업이 발전해 있었기 때문이다. 누구나 쉽게 배달대행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 존재했기 때문에 물품과 구매자만 있다면 배달을 하려는 사람들은 언제나 항상 대기하고 있었다. 중국 정부도 개인의 이동은 최대한 통제하였으나 개인배달은 막지 않았다.
이처럼 그동안 일부 중국인들에 국한되던 사적 트래픽(私域流量)을 이용한 개인전자상거래판매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격리기간을 통해 중국인들에게 일상적인 모습으로 증폭되는 계기가 되었다. 2달이 넘는 격리기간은 그동안 개인판매를 주저하던 대다수 중국인들도 체면에 연연하지 않고 사적 트래픽(私域流量)을 이용한 판매에 뛰어들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렇다면 사적 트래픽(私域流量)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가? 간단하게 말해 비용을 지불 하지 않고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횟수로 직접 사용자에게 도달할 수 있는 통로를 의미한다. 예를 들면 블로그,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 등 자신의 매체나 자신이 속한 단체채팅방 등에 키 오피니언 소비자(KOC -关键意见消费者, 자신의 의견을 주변과 공유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로서의 의견이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권역을 의미하며, 이는 소셜(Socia) 전자상거래의 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私域流量是相对于公域流量来说的概念,简单来说是指是不用付费,可以在任意时间,任意频次,直接触达到用户的渠道,比如自媒体、用户群、微信号等,也就是KOC(关键意见消费者)可辐射到的圈层。是一个社交电商领域的概念2)
  • 그림출처 : https://daxueconsulting.com/private-traffic-in-china/
이러한 사적 트래픽(私域流量)에 의한 판매는 곧이어 발 빠른 기업가에 의해 자연스럽게 공적 판매망과 연계를 시작하였다. 중국내 4천여 곳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 과일매장 체인점인 百果园은 지난 2월 중 온라인 매출이 2.5배 증가했다. 이는 각 매장마다 위쳇 단체채팅방을 만들어서 매일 직원들이 할인권을 단체채팅방에 공유하는 방법을 통해 매출을 증대했기 때문이다. 화장품 브랜드 林清轩(Forest Cabin)은 후베이성 우한 내 30여 개의 모든 화장품매장의 영업을 정지시켰는데도 2월 달 자체 통계에서 우한 매장이 전국의 도시 매장 중 2위의 판매액을 달성했다고 한다. 이는 우한의 林清轩 화장품 매장의 직원들이 자신의 단체채팅방 고객들에게 화장품을 판매했기 때문이다.3)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메신저서비스 위쳇웹에는 채팅방의 기능뿐만 아니라 가입자와 연계한 쇼핑몰 미니프로그램 샤오청쉬(小程序)를 개설 할 수 있고 특히 이 샤오청쉬(小程序)에는 직원이 단체채팅방에 샤오청쉬(小程序)의 물품구매 사이트 QR코드를 게시하면 이를 통해 구매한 고객의 판매액 중 일부가 인센티브로 구매 즉시 직원에게 지급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사적 트래픽(私域流量) 공간에 자신의 물품판매 QR코드를 올리면 바로 판매대리상이 되는 것이다.
위쳇에는 모멘트(朋友圈)로 불리는 일종의 카카오스토리와 유사한 기능이 있다. 평상시에는 개인의 일상을 주로 게시하였고, 카카오톡 친구와 같은 위쳇 친구들이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채널이다. 이제 이 모멘트(朋友圈)를 통해 중개상품을 위쳇 친구들에게 소개하고, 위쳇 친구들은 게시된 중개상품의 QR코드를 스캔하면 물품구매 사이트로 직접 연결이 된다. 앞서 설명한 대로 위쳇 친구들이 이를 구매하게 되면 판매액의 일정 인센티브가 즉시 모멘트(朋友圈) 게시자인 중개자의 위쳇페이(Wechat Pay)로 입금된다.
  • <위쳇 개인 모멘트에 올라온 구매중개 물품 리스트>
    그림출처: 저자의 개인 위쳇 모멘트(朋友圈)
중국의 조사기관 易观(www.analysys.cn)의 애널리스트 何懿轩은 2020년 중국사적트래픽운영생태지도(2020年中国私域流量运营生态图谱)에서 사적 트래픽(私域流量)의 성공할 수 있는 5가지 핵심 키워드로 신뢰감(信任感), 직접접속(直接触达), 중복사용(重复使用), 쌍방향 커뮤니케이션(双向交流), 장기가치(长期价值)로 보았다.4) 그는 사적 트래픽은 개인의 신뢰감을 바탕으로 소비자를 직접 접촉하며 수차례 중복사용이 가능하고, 샹뱡향 교류로 정보의 비대칭성을 낮출 수 있고 소비자의 피드백을 즉각적으로 획득할 수 있으며, 단기소비가 아닌 장기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동안 공적 트래픽(公域流量)은 왕홍(网红)으로 대표되는 인플루언서(KOL, Key Opinion Leader)를 통해 소비되었으나, 이제는 사적 트래픽(私域流量)을 통해서 광범위한 물품판매가 이뤄지고 중국의 일반인들도 직접 상업활동에 손쉽게 뛰어들 수 있도록 되었다. 한국에서도 네이버가 2014년 개인이 온라인에 쉽게 상점을 개설할 수 있는 스마트스토어를 출시했고, 2016년 10만 개 수준에서 2018년 24만 개로 꾸준히 증가하다 지난해 월 평균 2만 개씩 늘어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월 평균 3만5천 개의 스마트 스토어가 새로 개설되고 있으며 2020년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 2분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64% 성장했다고 한다. 신규 스토어 수가 61% 늘고, 1억원 이상 매출을 내는 사업자도 이미 3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5) 중국의 텐센트 역시 위쳇의 기업쇼핑몰인 샤오청쉬(小程序) 기능에 이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유사한 개인상점(微信小商店)을 무료로 개설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발표했고 현재 테스트 기간이다.6) 이 무료 개인상점(微信小商店)를 통해 사적 트래픽(私域流量)을 보다 쉽게 판매와 결합시킬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살펴본 봐와 같이 중국에서 사적 트래픽(私域流量) 경제가 폭증할 수 있던 기본 토대는 첫째 일반인들도 배송시스템에 접근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손쉽고 빠르게 개인 배달업자를 찾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택배회사에서 포장이 수거해 포장과 배송을 해 주기도 한다. 둘째 간편한 모바일 결제와 송금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구걸도 QR코드로 한다는 말이 있듯이 결제와 송금이 매우 간편하다. 셋째 공적 트래픽과 사적 트래픽의 연계가 쉽다. 중국 국민 대다수가 사용하고 있는 위쳇웹을 통해 판매대행수수료를 즉시 인센티브로 지급할 수 있다. 텐센트가 한국의 스마트스토어를 참고해 무료 개인상점(微信小商店)을 만들려고 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한국의 기업이 텐센트의 사적 트래픽(私域流量) 사용방식을 벤치마킹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 중국의 사적 트래픽(私域流量)이 어떻게 발전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사적 트래픽(私域流量)을 사용하면서 나타나는 부작용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가장 크게는 잘못된 상품을 판매할 경우 개인의 신뢰도는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사적 트래픽(私域流量)을 통한 사적 판매업은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보험상품판매업과 합법적인 다단계업의 종사하기 시작할 때 흔히 나타나는 판매대상이 지인이나 친척에 머무르다 더이상 판매처를 확대하지 못하고 퇴사하는 것과 같은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퇴출은 인간관계의 단절을 가져올 위험이 크다. 그러나 개인이 비대면 상업활동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있다는 것은 코로나19가 만든 언택트시대에 일자리를 찾는 서민들에게는 회복시킬 수 있는 사례로 연구하고 적용시켜 볼 필요가 있다. 위에서 살펴본 사적 트래픽(私域流量) 5가지 핵심 키워드인 신뢰감(信任感), 직접접속(直接触达), 중복사용(重复使用), 쌍방향 커뮤니케이션(双向交流), 장기가치(长期价值)를 잘 지켜나간다면 말이다. 사적 트래픽(私域流量) 경제의 크기는 작을 수는 있지만 코로나19가 만든 뉴노멀시대에 일자리를 잃거나 경제적 어려움에 빠진 개개인에게는 단비와 같은 존재일 수 있기 때문이다.
  • 1) 중국 호흡기 질환의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도 1월 28일 CCTV와의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언제 정점에 도달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앞으로 일주일에서 열흘 사이 정점을 기록한 뒤 대규모 증가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http://news.cctv.com/2020/01/29/ARTI5kLiv1UDRGuHGvZ6KZSv200129.shtml
  • 2) <私域流量> 百度百科 사전검색, www.baidu.com
  • 3) 张超, '要自救,干微商', https://awtmt.com/articles/3585391
  • 4) https://www.analysys.cn/article/detail/20019713
  • 5) 아이뉴스24, ''역대 최고' 다시 쓴 네이버-카카오…'언택트 서프라이즈'', 2020년 8월 6일, http://www.inews24.com/view/1288399.
  • 6) https://www.sohu.com/a/403526475_100147534?_trans_=000014_bdss_dkgyxqsP3p:CP=

길림대학교 상학원 수량경제학전공 박사연구생 홍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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