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상하이 금융협력의 필요성과 부산금융중심지

1. 최근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Global Finance Center’s Index)
영국의 Z/Yen 그룹이 매년 3월과 9월, 두 차례 세계주요도시를 대상으로 금융중심지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수를 발표하는데, 최근 발표된 GFCI31 자료에 따르면 부산의 금융중심지 지수가 126개 도시 중 30위를 차지하였으며, 반면 중국의 상하이는 뉴욕, 런던 그리고 홍콩에 이어 세계 4위를 기록하고 있다. 부산의 경우 지난 2015년 24위까지 올랐으나 2017년에는 70위를 추락하였으며, 2020년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금융핀테크분야 지수는 부산이 113개 도시 중 23위를 기록하였으며, 중국의 상하이는 뉴욕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하여 상하이가 금융분야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중국의 푸동지역이 지난 1992년 금융중심지로 개발된 이후 30여 년만에 뉴욕, 런던과 어께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인 금융중심지로 도약하면서 부산에 대한 시사점이 크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금융산업의 미래인 금융핀테크의 경우 상하이가 런던을 제치고 2위로 부상했다는 사실은 세계 2위의 경제규모를 기반으로 상하이의 금융중심지가 더욱 견고하게 성장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2. 2021년 상하이시 경제와 2022년 상하이시 발전계획(1)
2021년 상하이시의 경제 규모는 전년 대비 8.1% 증가한 4조 3214.85억 위안을 달성하여 중국 국내도시 중 1위를 차지하였다. 베이징과 심천이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하였으며 (2) , 텐진이 10위를 나타내었다. 상하이시는 지난 2017년 3조 위안을 달성한 후 만 4년 만에 4조 위안을 돌파한 것이다.
한편 상하이시의 3차 산업의 비중은 73.3%이며, 이중 금융산업의 비중이 31.7%로 가장 높으며, 도매 및 소매업이 22.1%, 부동산업과 정보통신 및 서비스업이 각각 14.2%, 13.5%로 뒤를 이었다. 아래의 표는 2010년 이후 최근까지 상하이시의 경제 규모와 성장률의 추이를 보여주고 있는데, 상하이시의 경제성장률 추이가 중국 전체의 성장률 추이와 유사함을 알 수 있다.
(1)본 절의 내용은 상하이시 정부, 상하이시 통계국, 펑파이신문, 신민만보(新民晚报), WIND, KOTRA 상하이무역관 자료를 종합하여 작성한 내용을 일부 인용함.
(2)베이징과 심천은 각각 40269.6, 30664.85 위안을 기록하였다.
  • <2010-2021년 상하이시 GDP 규모 및 성장률 추이>
    (단위 : 억 위안, %)
    자료: 상하이시 통계국.
2022년 상하이시는 ‘온중구진 (稳中求进)의 기조하에 전면적으로 새로운 발전전략을 수립하여 질적 발전을 추구할 것이라고 공표하였으며, 전체 상하이시 총생산 증가율을  5.5% 수준으로 설정하였다. 2022년 상하이시 경제사회 발전의 주요 목표치와 업무방향은 다음과 같다.
  • <2022년 상하이시 경제사회 발전 주요 목표>
    자료: 상하이시 정부, KOTRA 상하이무역관.
2022년 상하이시의 주요 경제정책의 특징으로 푸동지역을 개혁개방의 선도적 역할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하며, 도시의 핵심역량 제고를 위한 소위 5형 경제(혁신형, 서비스형, 개방형, 본부형, 유량형 경제)의 발전 전략제시, 그리고 도시의 전면 디지털화와 5개 신도시(3)건설, 마지막으로 녹색 저탄소 발전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3)자딩 국제오토스마트시티(嘉定 国际 汽车 智慧城), 칭푸 장삼각 디지털간선(칭浦长三角 数字干线), 쑹장장삼각 G60 과학기술혁신 회랑(松江长三角 G60 科创 走廊), 펑셴동방미곡 (奉贤 东方美谷, 난후이수롄즈짜오 브랜드(南汇数联智造品牌 ) 등 각 신도시 특성에 맞는 개발 조성계획임.
3. 부산경제와 부산금융중심지
부산경제는 1996년 지방자치제 도입 이후 다양한 지역발전정책과 중앙정부의 국가균형정책에도 불구하고 부산지역의 경제적 비중이 전국대비 1985년에는 7.7% 이상이었으나 2000년에는 5% 이하로 감소하였으며, 1인당 총소득(2019년 기준) 역시 17개 광역지자체 중 14위를 기록하여 거의 꼴찌 수준이다. 산업구조는 제조업이 17.6%, 서비스업이 73.6%로 서비스업 중심의 산업구조이다. 더욱이 금융산업의 경우 부가가치 규모가 전국대비 6%에 불과하여 서울의 51%와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한편 2009년 부산이 해양과 파생분야 특화금융중심지로 지정되었으나, 아직 금융중심지의 기능은 매우 미미한 실정이다. 단지 2014년 이후 한국거래소와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다수의 금융공기업이 입주한 공기업 집적지에 불과하였으나, 최근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설립과 블록체인특구의 지정, 부산국제금융진흥원의 설립 등 부산금융중심지 육성을 위한 인프라가 구축되고 있는 점은 다소 희망적인 내용이다. 이와 더불어 2030 월드엑스포의 부산유치 가능성과 24시간 가덕 신공항 건설과 부산, 울산, 경남을 아우르는 이른바 메가시티구축은 부산금융중심지가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즉 부산의 잠재력과 함께 새로운 기회가 다가오고 있으므로 중국 제1의 경제도시이며,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한 상하이와의 협력강화와 확대는 부산의 도약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내년 2023년은 부산-상하이 자매결연 3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므로 두 도시가 상호협력할 수 있는 여건을 미리 조성해야 할 것이다.
4. 부산-상하이 금융협력방안: 위안화 역외금융시장의 활성화
상하이는 중국의 경제수도로 개혁개방도시인 심천, 광조우 등과 중국의 고도성장 나아가 G2로의 부상을 견인하였으며, 더욱이 푸둥지역의 금융중심지 육성과 상하이 경제무역자유지대의 지정과 위안화 역외시장 개설 등은 상하이가 중국의 경제수도가 아닌 뉴욕과 런던과 같은 글로벌 금융중심지로 도약하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부산은 경제적 비중과 인구의 감소 등으로 수도권과의 격차는 오히려 확대되는 양상이다. 부산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회를 중국, 특히 상하이와의 협력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비록 상하이가 세계적인 도시로 우뚝 성장하였으나, 여전히 부산과 협력해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금융의 협력이다. 중국이 제조업의 강국이며, 세계 제1의 무역국이지만 금융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상하이가 미국의 뉴욕이나 영국의 런던과 어께를 나란히 하려면 금융의 고도화가 필요하다. 더욱이 지난 2009년 중국이 선언한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위안화의 전 세계적 확산이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한다. 또한 금융과 금융산업은 오랜 기간 축적된 인적 네트워크와 신뢰도가 중요하므로 동북아 금융중심지를 표방하는 부산과 협력할 유인이 있는 것이다.
그러면 상하이와 부산이 상호 도움이 되는 협력방안이 무엇일까? 금융인프라와 외국금융기관의 진출이 아직 열악한 부산의 경우 역외금융에 대한 과감한 경제적 및 법률적 지원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이미 싱가포르와 중국 상하이에서 볼 수 있듯이 역외금융의 우대와 각종 세제혜택 등은 역외금융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즉 역외금융에 차별적이고 과감한 지원과 혜택을 주기 위하여 역내금융시장과는 엄격히 구분되는 내외분리형 역외금융시장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한편, 국내외 금융기관을 지역내로 유치하기 위해서는 문현금융혁신지구를 포함한 부산지역내의 다수의 지역이 포함되는 이른바 연계형 금융중심지를 구축하여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문현금융혁신지구는 면적이 협소하며, 주변 환경과 정주여건 등이 여전히 미흡하므로, 현재 추진 중인 북항재개발지역과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및 해운대 센텀지구 등을 연계한 지리적 관점에서 연계형 금융중심지를 점진적이고 체계적으로 구축한다면 역외금융활성화를 위한 외국금융기관의 유치가 가능할 것이다. 이들 지역은 일종의 금융특구 또는 기회발전지역(ODZ: Opportunity and Development Zone)으로 지정된다면 파격적인 세제 지원과 규제특례가 가능하므로, 지역내 금융기관의 유치와 역외금융을 위한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판단된다. 더욱이 현재 공사중인 북항재개발지역은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외국인이 선호하는 비즈니스 및 주거지역으로 최근 국제비즈니스 공간이 확보되고 있으므로, 중장기적으로 금융중심지에 포함시켜 파격적인 경제적, 법률적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외국금융기관의 유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한국의 경제적 위상과 함께 최근 K-팝과 영화, 드라마 등으로 대외이미지가 제고됨에 따라 홍콩 및 싱가포르에 지역본부를 두고 있는 외국금융기관이 우리나라에 대한 관심이 높아 IT기반 해양물류 및 파생분야 특화금융중심지로 부산의 잠재력을 적극 홍보하여, 이들 금융기관의 지역본부를 부산으로 유치한다면 상하이와 실질적인 금융협력이 가능하며, 따라서 두 도시가 상호 협력할 수 있는 토대가 구축되어 위안화 역외금융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다.

부산대 경제학부 교수, (사)부산차이나비즈니스포럼 회장 김영재

페이스북 트위터 인쇄하기 링크복사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