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부산-상하이 포럼 참관기

지난 9월 2일 부산역 부산유라시아플랫폼에서는 한중수교 30주년을 기념하여 제7회 부산-상하이 협력 포럼이 개최되었다. 이번 포럼행사는 부산시 소재 동서대학교 중국연구센터 주관으로 상하이 퉁지대학교 중국전략연구센터와 협력해서 마련하였다. 나는 경기도 안산시에서 국제교류업무를 담당하며 안산시에 살고 있지만 부산에 계신 부모님과 지인들을 만나기 위해 자주 고향인 부산을 찾는다. 지난달 평소 빈번하게 교류하고 지내는 동서대 이홍규 교수님께 한번 찾아뵙고자 연락을 했을 때 이번행사에 관한 소식을 듣고 참석을 요청받았다.
유라시아플랫폼의 회의장에 포럼행사를 위한 공간이 마련되었다. 서울이나 그 외 다른 지역에서 오는 참석자라면 행사장이 부산역사와 가까운 곳에 있어 접근성이 좋은 것은 물론이고 행사장을 찾기도 크게 어려움을 없었을 것이라 생각이 된다.
유라시아플랫폼 회의장 입구에 세워져 있는 이정표를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행사장인듯한 곳 앞에 모여 있는 스텝들이 나를 맞이하며 회의장으로 안내를 한다.
회의장 앞에는 대형 스크린이 세워져 있고 뒤쪽으로는 동시통역을 위한 부스와 방송시설이 설치되어 상하이 현지에서 포럼에 참여하는 퉁지대학은 물론 온라인상에서 포럼에 참여하는 주요인사와 발표자들과도 화면상으로 마주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코로나 확산을 우려해서 그런지 현장참석은 대부분 발표자들로만 최소화하고 일반참석자들은 온라인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행사장 안에서는 부산국제교류재단의 참석자들을 비롯하여 안면이 있는 몇몇 분들과도 반가움을 나누고 처음 만나게 되는 여러 전문가분들에게는 명함과 함께 인사를 드린다. 처음 만나는 분들은 경기도 안산에서 와서 참석했다고 소개드리자 대체로 ‘가깝지 않은 지역에서 어떻게 참석하셨냐’고 하는 반응이다.
오전 10시가 되자 동서대학교 이홍규 교수님의 사회로 개회식이 시작되었다. 이번 행사를 마련한 동서대학교 동아시아연구원 신정승 원장님과 먼홍화 퉁지대학교 중국전략연구원 원장님의 개회사에 이어 장제국 동서대학교 총장님과 팡핑 퉁제대학교 공산당위원회 부서기 등 여러 주요인사들께서 이번행사에 축사를 해주셨다. 투징창 주부산 중국총영사관 부총영사는 요즈음 뜨거운 부산시의 2050년 엑스포 유치열기를 반영하듯 부산의 엑스포 유치를 기원한다는 메시지를 더한다.
이어진 특별세션에서는 신정승 원장님과 정상기 전 국립외교원중국연구센터장, 닝푸쿠이 전 주한중국대사, 추궈홍 전 주한중국대사의 발표로 진행되었다.
발표자들은 지난 30년간 한국과 중국의 경제, 사회적 발전과 이 과정에서의 양국이 상호간에 영향을 끼치고 크게 기여해왔음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여러 가지 갈등 요인도 어두운 그림자로 드리워져왔음을 언급하였다. 2,000년에는 급격한 마늘수입량 증가로 인해 한국정부가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며 시작된 마늘분쟁이 발생했다. 그로부터 얼마 뒤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야기된 역사문제 논란은 한국사회에 큰 반발을 일으키며 외교문제화 되었다. 그리고 북한의 연이은 핵개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2016년 대한민국 정부는 경상북도 성주에 미국의 사드배치를 승인했고 이에 중국 측에서는 안보이익을 해친다는 주장을 들어 한국기업에 대한 보복성 조치, 단체관광객 중단, 한국 서해에서의 무력시위와 같은 형태로 극렬한 반발로 대응했으며 이때의 냉각기류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신정승 원장은 이와 같이 한중간의 이러한 여러 갈등의 요소가 양국의 발전을 가로 막고 있음에도 미래에도 중요한 이웃임을 강조한다. 상호존중과 호혜평등의 정신을 바탕으로 부족한 정치적 신뢰를 쌓을 필요가 있고 상호방문과 군사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와 레벨에서의 빈번한 소통을 통해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당부한다.
이어진 4개의 세션에서는 각각 1세션은 정치, 외교, 안보, 2세션은 경제, 산업, 3세션은 사회, 문화, 4세션은 부산-상하이 협력을 각각 주제로 양국의 한중관련 학자와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이 이루어졌다.
여기에서도 지난 30년간의 한국과 중국 그리고 양국관의 변화와 발전 그리고 도전과제가 함께 조명되었다.
한중의 여러 학자들의 발표를 들으며, 느껴지는 것은 양국의 시각차가 확실히 크다는 것이다.
한국의 사드배치에 대한 중국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으며, 최근 한국의 CHIP4 가입은 미국 주도하에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한국이 CHIP4 동맹에 참여하는 것이 득보다 실이 클 것’이라며 한국정부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를 서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측은 반도체의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빚어진 문제를 논의하고 대응방안 마련을 위한 국제협력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윤석렬 대통령이 최근 NATO회의 참석하여 발언한 윤정부의 가치외교에 대하여서도 중국측에서는 우려 섞인 평가를 내어 놓고 있다. 즉,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대한민국의 가치는 공산주의 근간으로 세워진 중국이 그것과 다른데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겠는가’라며 비판적인 분위기이다.
이와 같이 한국과 관련된 여러 이슈에 대해 중국이 이와 같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한국측에서 보면 상당히 과도해 보이는 조치로 대응하는 것은 한국이 지리적으로 가까울 뿐만 아니라 한국의 행보에 따라 중국이 받게 되는 영향이 그만큼 적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수교이후 현재까지 약 30년의 기간 동안 한중관계는 상당히 순항할 수 있었고 다양한 부분에서 우호적인 관계를 지속하며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다. 소련과 동구권의 붕괴로 이념대립이 사라지고 냉전이 종식된 상황에서 중국은 개혁개방을 통해 서구의 자본을 받아들이며 세계의 공장으로 거듭났으며 현재에는 초강대국인 미국과 더불어 G2라고 불리는 위치에 서 있다.
그러나 앞으로의 30년은 양국관계가 순항하기에는 수많은 암초와 복잡한 변수가 가로막고 있을 것이다. 앞으로 양국이 맞이하게 될 난제 앞에 상대편의 입장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적절한 타협이 없이 상황이나 정치적인 기조에 떠밀려 중대한 판단이 내려진다면 양국은 엄청난 기회와 잠재적인 이익을 포기하게 될 뿐만 아니라 서로를 지리적으로는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소원한 이웃으로 남겨두게 될 것이다.
따라서 아무리 껄끄러운 문제라고 하더라도 대화하고 소통을 통하여 입장차를 줄이고 해법을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중 양국 정부 간의 정례 또는 비정례적인 만남뿐만 아니라 UN이나 TCS(한중일3국협력사무국) 등과 같은 다자간 협력체를 통하여 수시로 만나고 소통하며 정부자원의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시도와는 별도로 지방정부와 민간차원에서의 보다 적극적인 접근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대한민국의 부산과 중화인민공화국의 상하이간에 매년 개최되는 ‘부산-상하이 포럼’이 효과적인 소통창구가 되어 양국 도시민들간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으며 다른 지방도시들에도 모범사례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안산시청 박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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