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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중국 웹진 출범에 즈음하여

그간 빠르게 발전해 왔던 한중관계는 2016년 7월 한국의 사드배치결정 발표 이후 양국 정부간 대화채널이 축소되고 민간에서의 상호 교류와 협력에 적지 않은 차질이 있었으며, 한중간 무역과 투자 면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비록 작년 12월 문재인대통령의 중국 방문과 최근 양제츠 국무위원의 방한으로 인해 양국관계가 다시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한중관계를 둘러싸고 있는 제반 상황은 앞으로의 양국관계가 녹록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도 중국의 부상으로 인한 미중간의 전략적 갈등이 심상치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의 2017년 GDP는 12조불을 초과하여 세계 경제총량의 15%를 점하게 되었으며, 중국은 시진핑을 핵심으로 하는 중국공산당의 영도 하에 2050년까지 미국을 능가하는 세계적인 경제대국, 군사강국, 문화대국이 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중국의 대외정책은 보다 적극성을 띄어 왔으며, 해양문제나 사이버, 극지 문제 등 분야에서 중국에 유리한 새로운 국제규칙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군사 면에서도 중국은 최근 빈번하게 대만해협 부근에서 무력시위를 하는 한편, 중국 해공군의 장거리 투사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중국은 또한 남중국해에서의 인공섬 건설과 군사시설화 노력을 계속하면서 해양주권을 포함한 자신의 핵심이익은 절대로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부상과 영향력 확장에 대한 미국의 경계심은 과거 오바마 대통령 시절부터 존재해 왔지만 작년 초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견제를 보다 분명히 하고 있다. 물론 트럼프는 취임 초 북핵문제 진전을 위해 중국과의 협력을 강조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작년 12월 발표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보고서와 금년 1월의 국방전략보고서는 과거와 달리 중국 등 강대국과의 전략적 경쟁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특히 중국을 현 국제질서를 존중하지 않는 수정주의 국가라고 정의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은 자체의 군사적 역량을 강화시키는 한편, 기존의 양자동맹은 물론이고 인도-태평양 전략 구상도 언급하고 있다.
사진출처: 바이두
이와 관련,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2017년 5월 이후 6 차례에 걸쳐 중국의 해양권익 주장에 대항하기 위해 ‘항해의 자유’ 작전(FONOP)을 수행한 바 있으며, 지난 3월에는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 호가 항공모함으로서는 베트남 전 종전 이후 최초로 다낭 항에 입항하는 등 베트남과의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기도 하였다.
미국은 경제 분야에서도 최근 중국산 철강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키로 결정한 데 이어 지적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1,300 개 품목에 대한 25%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하여 중국의 강한 반발을 초래하는 등 미중 간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와 같이 미중간의 심화되고 있는 전략적 경쟁은 말할 것도 없이 한국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이 현실이다.
어쨌든 현 상황에서 북핵문제를 둘러싼 한중간의 견해 차이는 별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얼마 전까지 한국은 비핵화와 평화협정의 Dual Track 협상을 하자는 중국의 쌍궤병행 주장에 대해 그것은 북한이 평화협정에만 관심을 갖게 할 뿐이고 그 과정에서 주한미군 철수나 한미동맹 폐기 등을 주장함으로써 결국 핵개발을 실전배치할 수 있는 시간 끌기에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소극적이었던 경위가 있다. 또한 한국이 평화협정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북한의 주장도 한국이 선뜻 평화협정 협상을 수용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한중간의 견해 차이는 잠복되어 있으며, 이는 북핵문제의 진행상황에 따라 한중 관계에 다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한중 양자 관계의 내용에서도 변화가 발생해 왔으며, 이것이 한중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1992년 수교당시 양국의 GDP는 비슷하였지만 이제는 중국 GDP가 한국의 8배가 됨에 따라 그간 숨어있던 중국의 대국의식이 표출되고 있으며, 양국 간 교류와 협력에 있어서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경제가 발전되고 산업기술력이 제고됨에 따라 양국 경제간 상호 보완성이 약해지고 경쟁적인 요소들이 늘어가고 있다. 아울러 적지 않은 기업들이 상승하는 중국의 인건비나 각종 규제강화 때문에 동남아로 눈을 돌리고 있으며 최근 사드문제에서 보듯이 새롭게 인식된 한중간 정치적 리스크도 중국과의 무역이나 투자에 부담을 주고 있다. 따라서 양국이 새로운 분야를 발굴하여 협력을 확대하지 않는다면 과거처럼 보완적인 경제협력이 한중관계를 받쳐주는 역할을 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고 하겠다. 이에 더하여 양국 국민들 간의 상호 이해와 우호적 감정이 부족한 상황에서 양국 내 민족주의적 감정들이 커지고 있는 것도 양국관계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10억 명의 중국인이 휴대전화를 갖고 있으며, 이 중 7억 7천만 명은 모바일로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슬로건 하에 중국인들의 애국주의를 부추기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일부 네티즌들에 의해 왜곡된 정보를 바탕으로 한국에 대한 배타적인 감정이 순식간에 유포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진출처: 바이두
중국은 지난 30여 년간 급속한 경제발전을 통해 미국에 이어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이 되었으며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우리가 싫던 좋던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나아가 통일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이웃 나라일 뿐만 아니라 한국의 첫 번째 무역상대국이며, 가장 많은 인적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는 국가이다. 따라서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관리해나갈 것이냐는 것은 한국으로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 하겠다. 사실 근년의 사드 문제는 앞서 언급한 여러 상황들이 복합적으로 반영되어 발생했다고 하겠으며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여사한 갈등이 다시 반복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런 점에서 한국에서는 그간 한중관계에 대해 근거 없이 너무 낙관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어 왔으며, 중국에 대한 연구와 이해도 많이 부족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하겠다.
동서대학교 중국연구센터는 한국 내 중국연구의 새로운 거점이 되고자 2015년 9월 16일 설립되었다. 동서중국연구센터는 그간 중국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많은 전문가 분들과 협력해 나가면서, 미력이지만 중국에 대한 연구, 교육, 국내외 세미나 개최 등을 통해 한국, 특히 부산 내 중국연구의 역량을 더욱 향상시키고, 중국문제에 대한 나름대로의 견해를 제시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네트워킹을 통해 대 중국 교류협력의 중요한 허브의 하나로 성장하고자 노력해 온 바 있다. 아무쪼록 금번 동서중국 웹진의 출범이 국내외 중국전문가 분들의 적극적인 참여 하에 이러한 동서중국연구센터의 활동 목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글 ㅣ 영산대 황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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